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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방송) 미국 NBC의 흑역사가 된 슬로건 "Proud As A Peacock"

해외방송
작성자
DonggyunMedia
작성일
2023-06-19 21:06
조회
82189

미국의 주요 메이저 지상파 방송사들은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즌 프로모 마케팅에 많은 공을 들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즌 슬로건을 잘못 정해서 흑역사에 빠진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1979년부터 1981년까지의 NBC가 그 사례인데요, 오늘은 이 NBC의 흑역사 'Proud As A Peacock'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NBC는 1970년대 말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1978년 NBC는 1970년부터 1975년까지 CBS의 부사장직을 지내다 1975년부터 1977년까지 ABC의 사장직을 지내며 수많은 시청률 상위권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시청률의 제왕' 프레드 실버맨(Fred Silverman)을 사장으로 영입합니다. 그리고 1979년 NBC는 공작 마크를 부활시키고 (1975년 12월 31일까지 사용된 'Living Color' 공작과 NBC 워드마트를 대신하여 1976년 1월 1일부터 1979년까지는 'N'자 모양의 로고를 사용한 바 있습니다) 창사 50주년이었던 1976년 1월부터 선보였던 'N'자 로고와 합치는 형태의 로고를 방송에 적용했고, 슬로건으로 'Proud As A Peacock'을 선보이게 됩니다.

(굉장히 희망찬(?) NBC의 1979년 시즌 프로모 . 그러나 이 당시 NBC가 마주한 현실은 그 프로모송과는 정반대로, ABC와 CBS에 밀려 3등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 시기 NBC의 시청률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프레드 실버맨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1978년부터 1981년까지, NBC의 시청률은 미국 메이저 지상파 방송 3사 중 3등(이 당시 3등이면 시청률 '꼴찌'였습니다.)에 계속 머물러 있었고, 프로그램들도 일부 프로그램(1970년부터 방송된 '초원의 집(Little Prairie On The House)', '리얼 피플(Real People)', '디퍼런트 스토크스(Diff'rent Stokes)', 'CHIPs')을 빼면 대부분 시청률 순위권에 들지 못했을 정도죠. 거기에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80년 소련 모스크바 올림픽에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서방 국가들이 보이콧(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하는 뜻에서 불참 선언)하는 바람에 이미 따 놓았던 모스크바 올림픽 중계방송권까지 날아가버리면서 수백만 달러의 광고 수익을 잃는 등 적자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허나 이렇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NBC의 1980년 시즌 슬로건도 1979년과 동일하게 "Proud As A Peacock"을 적용하게 됩니다.

(1980년 NBC는 1979년에 이어 'Proud As A Peacock'을 슬로건으로 적용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시청률 부진에 휩싸이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모스크바 올림픽 보이콧으로 인해 모스크바 올림픽 중계권도 잃고, 막대한 광고수익까지 상실해 그야말로 '나락'에 가던 상황이었다. 영상은 1980년 NBC의 시즌 프로모 'Proud As A Peacock'.)

결국, 이를 보다 못한 직원들(?)은 이 'Proud As A Peacock'을 패러디한 'We're Loud!'라는 풍자곡을 선보이게 됩니다.

(1979년과 1980년 NBC의 2연속 시청률 부진을 비꼬는 풍자곡 'We're Loud!'. 이 노래는 당시(즉 1979년과 1980년) NBC의 프로모송 'Proud As A Peacock'과는 상반되게 프레드 실버맨 사장 시기 NBC의 지속된 시청률 부진과 프로그램 질 저하를 풍자하고 있다.)

(1981년 NBC가 'Proud As A Peacock'을 폐기처분하고 새롭게 내건 슬로건 'Our Pride Is Showing'. 이 시기부터는 브랜든 타티코프가 사장을 맡게 되면서 시청률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며, 1984년부터 NBC는 'Let's All Be There', 'Come Home' 슬로건을 도입하면서 ABC와 CBS를 누르고 시청률 1위로 군림하게 된다.)

그러다가 1981년, 프레드 실버맨은 어떠한 최고 시청률 프로그램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프로그램의 수준을 높이지도 못한 채, NBC 사장직을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후임으로 브랜든 타르티코프(Brandon Tartikoff)가 오게 되고, 이 때 NBC는 시즌 슬로건으로 'Our Pride Is Showing'을 선보이게 되면서 서서히 시청률 회복기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44년이 흐른 2023년 현재에도 'Proud As A Peacock'은 여전히 NBC의 흑역사(1979년부터 1981년까지)를 상징하는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로써 임시게시판에 올리는 첫 해외방송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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